욕망의 집, 마지막 커튼콜
2021년 6월부터 9월까지 방영된 SBS 금요드라마 **〈펜트하우스 시즌3〉**는 치밀한 복수극과 충격적인 반전의 정점을 보여주며, ‘펜트하우스’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했다. 시즌1과 시즌2를 거쳐 파괴된 인간관계, 비틀어진 정의, 무너진 상류층의 민낯은 이제 파멸과 구원의 갈림길 앞에 선다. 더 이상 감출 것도, 지킬 것도 남지 않은 인물들은 각자의 죄와 욕망 앞에서 무너지고, 드디어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
〈펜트하우스 시즌3〉는 단순한 복수극을 넘어, 인간의 탐욕과 죄의식, 그리고 회복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압축적으로 담아낸다. 등장인물들의 최종 선택은 시청자에게 깊은 울림을 남기며, 마지막까지 눈을 뗄 수 없는 서사로 이어진다. 모든 것이 무너지고, 그 잔해 위에서 피어난 진실은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교도소에서 시작된 새로운 전쟁
시즌3의 시작은 전 시즌에서 악행을 저지른 인물들이 교도소에 수감된 상태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이곳은 단순한 반성의 공간이 아니다. 주단태(엄기준), 천서진(김소연), 강마리(신은경) 등 주요 인물들은 감옥에서도 여전히 권력과 지위를 놓지 않으려 애쓰며, 또 하나의 ‘펜트하우스’를 만들어낸다.
감옥이라는 공간은 자유를 잃은 장소이지만, 이들에게는 또 다른 욕망의 전쟁터다. 주단태는 교묘한 수를 써서 감형을 노리고, 천서진은 병든 아버지의 재산을 차지하려 더 큰 악행을 저지른다. 이러한 전개는 단순히 자극적인 상황 설정이 아닌, 인간이 어디까지 타락할 수 있는지를 날카롭게 조명한다.
교도소라는 배경은 ‘정의의 실현’이라는 환상조차 무너뜨리며, 시스템 내부의 부패와 권력의 지속을 풍자적으로 보여준다. 시즌3는 이처럼 시작부터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를 이어가며, 시청자에게 더욱 냉정한 현실을 마주하게 만든다.
무너지는 권력, 주단태의 최후
〈펜트하우스〉의 상징적 악역 주단태는 시즌3에서 점차 몰락의 길을 걷는다. 그는 다시금 헤라팰리스에 복귀해 권력을 되찾으려 하나, 숨겨진 비밀과 과거의 죄들이 하나씩 밝혀지며 결국 법의 심판대에 선다. 그의 진짜 이름이 ‘백준기’라는 사실이 드러나고, 오랜 시간 감춰왔던 살인과 위장 신분의 진실은 드라마의 큰 반전을 이룬다.
엄기준은 시즌3에서도 냉철한 이성과 광기의 경계를 오가는 연기를 선보이며 주단태의 끝을 설득력 있게 이끌어간다. 그는 자신의 욕망을 위해 아이들과 가족마저 이용한 비정한 인간이었고, 그 죗값을 반드시 치러야 할 인물로 묘사된다.
주단태의 최후는 시리즈 전체의 도덕적 결산처럼 느껴진다. 비로소 법정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감옥에 갇히는 그의 모습은, 늦게나마 정의가 실현되는 순간으로 비친다. 그러나 그마저도 완전한 해방감보다는 긴 여운과 복잡한 감정을 남긴다.
희생과 용서, 그리고 또 다른 시작
시즌3의 후반부는 심수련(이지아)과 오윤희(유진)의 서사로 깊은 감정의 결을 만들어낸다. 특히 오윤희는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희생을 선택하며, 딸 배로나(김현수)를 지키기 위한 모성애를 극단적으로 표현한다. 그녀의 죽음은 시즌3의 가장 비극적인 순간이자, 동시에 구원의 상징으로 남는다.
심수련 역시 사랑했던 사람을 잃고, 아이들을 위해 복수를 멈추는 결단을 내린다. 이지아는 절제된 감정과 따뜻한 눈빛으로 복수의 끝에서 용서를 선택한 인간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천서진은 결국 정신적으로 무너지고, 알츠하이머 증세로 몰락하는 모습은 업보를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인물의 비극을 상징한다.
또한 시즌3에서는 아이들의 성장도 눈에 띈다. 배로나, 주석훈, 하은별 등은 부모의 죄와 영향 속에서도 스스로의 길을 찾고자 노력하며, 새로운 세대로서의 가능성을 암시한다. 결국 드라마는 비극 속에서도 ‘희망’을 남긴다.
총평 – 파국의 끝, 진정한 정의의 시작
〈펜트하우스 시즌3〉는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작품으로서, 그 책임을 충분히 다해냈다. 자극적인 전개와 예측 불가능한 반전, 그리고 연기파 배우들의 몰입도 높은 연기가 다시 한번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했다. 특히 이지아, 김소연, 엄기준, 유진 등 주요 배우들은 각자의 캐릭터를 극한까지 밀어붙이며 드라마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이야기는 더 이상 단순한 복수나 파괴에 그치지 않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인간의 욕망, 죄와 벌, 사랑과 용서 등 복합적인 주제를 담아낸 시즌3는 그 자체로 하나의 서사적 결론이자 사회적 메시지였다.
파국은 끝이 아니었다. 심판과 희생, 그리고 다시 시작하는 삶이 있었다.
〈펜트하우스 시즌3〉는 그 긴 여정의 마지막에서 말한다.
“진짜 정의는, 누구도 완벽할 수 없다는 걸 아는 데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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