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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드라마

《영화 리뷰》 혹성탈출 4: 새로운 왕국– 시저 이후의 유인원 문명, 새로운 시대의 서막! 소개, 줄거리, 총평

by 훈빵 2025. 5. 27.

혹성탈출 4

소개 – 시저의 유산, 새로운 왕국의 시작

《혹성탈출: 새로운 왕국》(Kingdom of the Planet of the Apes, 2024)은 시저가 세상을 떠난 후 수백 년이 흐른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이는 기존 리부트 3부작(《진화의 시작》, 《반격의 서막》, 《종의 전쟁》) 이후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확장하는 첫 번째 작품이다. 감독 웨스 볼(Wes Ball)은 전작들이 남긴 철학적 깊이와 세계관을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주인공과 갈등 구조를 통해 리부트 후속 시리즈의 방향을 제시한다.

이번 영화는 시저의 사후, 유인원들이 중심이 된 문명이 형성되고, 인간은 과거의 지배자에서 퇴화된 존재로 전락한 시대를 그린다. 그 속에서 한 젊은 유인원 '노아'는 자신이 믿어온 진실에 의문을 품고, 시저의 진정한 유산을 찾아 나서는 여정을 시작한다. ‘새로운 왕국’은 단지 세력 교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 신념, 역사 왜곡 등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며 우리 사회의 거울 역할을 한다.


노아와 프록시무스 – 리더십과 신념의 대립

이번 작품의 중심 인물은 젊은 유인원 ‘노아’다. 그는 바깥 세계와 단절된 채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던 부족 출신이지만, 운명적인 사건을 계기로 자신이 속한 세계 바깥의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인간에 대한 공포와 증오, 그리고 시저에 대한 왜곡된 신념이 유인원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를 혼란과 성장의 길로 이끈다.

그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 바로 유인원 제국을 세운 ‘프록시무스 시저’다. 그는 시저의 이름을 앞세워 권력을 정당화하지만, 실제로는 시저의 철학과 전혀 다른 폭압적 통치를 이어가고 있다. 프록시무스는 인간을 철저히 적으로 간주하며, 유인원의 우월성을 강조한다. 이는 곧 종족주의와 역사 왜곡이라는 주제를 드러내는 장치로 기능한다.

노아는 점차 프록시무스의 신념이 허위임을 깨닫고, 진정한 시저의 가르침을 찾기 위해 인간 소녀 ‘노바’와 함께 위험한 여정을 떠난다. 이 과정에서 그는 과거의 유산과 진실을 마주하게 되고, 그 안에서 새로운 지도자의 길을 모색한다. 이들의 대립은 단순한 영웅과 악당의 싸움을 넘어서, 과거의 해석과 미래의 방향을 결정짓는 철학적 충돌이다.


인간의 재등장과 공존의 가능성

《혹성탈출: 새로운 왕국》에서 인간은 더 이상 지배자가 아니다. 대부분의 인간은 퇴화되어 언어 능력을 상실했으며, 유인원들에게 위협적 존재로 간주된다. 하지만 영화는 새로운 인물 ‘노바(마이)’를 통해 인간이 여전히 사고하고 감정을 가진 존재임을 강조한다. 그녀는 언어를 잃었지만, 감정과 의지는 누구보다 분명하다.

노아와 마이의 동행은 단순한 동맹이 아니라, 유인원과 인간 사이의 이해와 공감이 다시 싹트는 과정이다. 둘은 서로를 두려워하면서도 차츰 신뢰를 쌓아가고, 이것이 영화 후반의 핵심 메시지로 이어진다. “우리는 함께 살아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화두이기도 하다.

흥미로운 점은, 시저가 남긴 기록과 철학이 인간 소녀를 통해 다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즉, 시저는 죽었지만 그의 정신은 인간과 유인원 양쪽에서 이어진다. 이는 공존의 가능성을 상징하는 상징적 장치이며, 향후 시리즈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를 암시한다.


총평 – 신화는 끝나지 않았다, 새로운 전설의 시작

《혹성탈출: 새로운 왕국》은 리부트 3부작 이후 새로운 세계를 본격적으로 구축하며 시리즈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젖혔다. 전작들의 감정적 깊이와 묵직한 메시지를 이어가되, 새로운 인물들과 설정을 통해 신선한 전개를 선보였다. 특히 노아의 내적 성장과 프록시무스의 왜곡된 신념의 대립은, 권력과 진실, 정의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CG와 연출 역시 놀라운 진화를 보여준다. 유인원의 표정과 감정은 이제 인간 배우와 거의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섬세하며, 자연 배경과 폐허가 된 도시의 대비도 인상적이다. 특히 클라이맥스의 감정 폭발 장면은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인상 깊은 점은, 이 영화가 단지 다음 이야기를 위한 연결고리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혹성탈출 4》는 하나의 독립적인 서사로서도 충분한 무게와 감동을 주며, 동시에 시저의 유산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를 철학적으로 풀어낸다.

전작들을 사랑했던 팬이라면 물론, 처음 접하는 관객에게도 묵직한 울림을 주는 《혹성탈출: 새로운 왕국》은 단순한 SF가 아닌 현대적 신화다. 종의 경계를 넘어선 이해와 공존, 진실을 찾으려는 의지. 이것이 이 시리즈가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이자, 앞으로도 계속될 이야기의 중심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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